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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더깊은뉴스]19시간 운행…달리는 ‘시한폭탄’

2016-11-01 6 Dailymotion

버스기사들의 졸음운전으로 발생한 대형 사고 소식, 반복해서 전해드리게 됩니다. <br /> <br />왜이리 사고가 잦은지 알아보기 위해 저희 취재기자가 버스 기사를 동행취재 해봤는데, 하루 19시간에 달하는 무리한 운행을 하고 있었습니다. <br /> <br />움직이는 시한폭탄이나 다름 없었습니다. <br /> <br />더깊은뉴스, 서상희 기자입니다. <br /><br />[리포트]<br /> 20년차 버스기사 고홍규씨의 하루는 캄캄한 새벽에 시작됩니다. <br /> <br />[고홍규 / 시내버스 운전기사] <br />"(몇 시에 일어나셨어요?) <br />일찍 일어났어요. 보통 세 시 반쯤 일어나요." <br /> <br />40분 일찍 출근했지만 운행 준비를 마치고 나면 시간은 늘 촉박합니다. <br /> <br />[현장음] <br />"(준비 끝나신 거예요?) <br />네. 이제 준비 끝난 거예요." <br /><br />수원을 출발해 분당을 거쳐 돌아오는 61개 정거장 코스. <br /> <br />한 번 운행에만 3시간 이상 걸립니다.<br /> <br />벌써 셔츠는 땀으로 흥건하고 휴식시간은 고작 15분. <br /> <br />휴게실은 그림의 떡입니다. <br /> <br />[현장음] <br />"(휴게실에) 있을 시간도 없고, 뻘쭘하게 앉아 있다가 잠잘 시간도 없는데… 그냥 나오죠. 겉돌다가 나가죠." <br /> <br />샤워라도 하면 좋겠지만 기사들은 샤워실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. <br /> <br />야외 평상에라도 누울 수 있으면 다행입니다. <br /><br />2번째 운행을 마치고 10분 만에 후딱 해치운 점심식사, <br /> <br />항상 급하게 밥을 먹다보니 위장약은 필수품이 됐습니다. <br /> <br />[현장음] <br />"설사 멎으라고 먹는 약이에요. 속 부글부글할 때 이거 먹으면 많이 가라앉거든요." <br /><br />운전대에 몸을 기대보고, 안약을 넣고 눈도 비벼보지만, 밤이 깊어갈수록 늘어나는 건 하품 뿐입니다. <br /><br />[현장음] <br />"눈에 돌 들어간 거 같아요. 자갈이 눈에서 굴러다니는 거 같아요" <br /> <br />자정이 넘어서야 끝난 마지막 운행, 19시간이 넘는 졸음과의 사투였습니다. <br /> <br />[현장음] <br />"오늘도 무사히 끝났구나, 사고 안 나고…" <br /><br />항상 시간에 쫒기는 고씨의 건강 상태는 어떤지 알아봤습니다. <br /><br />수면 검사에서 무호흡증에, 수면 질환의 일종인 '낮 졸림' 증상이 발견됐습니다.<br /> <br />[현장음] <br />"(낮에 많이 졸리세요)? 졸리죠. 억지로 참고…" <br /> <br />[홍승철 /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] <br />"잠이 많이 부족하면 잠을 낮에 보충하려고 굉장히 졸린 상태가 되는 거죠. 근무여건 자체가 수면 각성 리듬을 계속 일정하지 않게 하는 특성이 있습니다." <br /><br />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같은 위험한 운행. <br /> <br />취재진이 입수한 버스 배차표에 그 이유가 있었습니다. <br /><br />버스회사가 허가를 받을 당시엔 버스 22대로 145회 운행하는 계획이었습니다. <br /> <br />그러나 실제로는 20대가 155회를 운행했습니다. <br /><br />비용을 줄이기 위해 버스를 줄이고 횟수는 늘린 것. <br /><br />밤 10시에 차고지로 들어온 버스가 1분 12초 만에 다시 운행하기도 했습니다.<br /> <br />[조남원 / ○○여객 전직 버스 기사] <br />"이 사람은 화장실도 안 가고 그냥 차 돌려서 다시 나간 거예요." 이 시간을 내가 안 지켜주면 뒤차들이 또 계속 밀리니까 <br /> <br />버스 회사 측은 인력 탓을 합니다. <br /> <br />[버스 회사 관계자] <br />"취재해보시니까 알 거예요. 기사들이 부족하니까 이게 불규칙하게 왔다 갔다 한 적이 있어요. 저희가 뭐 방법이 없죠." <br /> <br />버스 운전기사가 4시간 운전하면 최소 30분은 쉬어야 한다는 규정은 있습니다. <br /> <br />하지만 적발 건수는 단 한 건도 없습니다, 최근 3년 간 버스기사의 졸음 운전 탓에 다치거나 숨진 사람은 6백 90명. <br /> <br />[조남원 / ○○여객 전직 버스 기사] <br />"시내버스는 가다가 내가 졸린다고 차 세워놓고 잘 수 없잖아요. 그냥 멍한 상태로 계속 가는 거지." <br /> <br />승객들의 목숨이 걸린 아찔한 운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. <br /> <br />채널A 뉴스 서상희입니다. <br /> <br />서상희 기자 with@donga.com <br />연출 이민경 <br />글·구성 남윤지 이소연 <br />그래픽 김민수 양다은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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